한 부자 사업가가 바닷가를 지나던 중 배 옆에 드러누운 채 노래를 흥얼거리며 놀고 있는 어부를 보았다. 그 모습을 본 부자는 어처구니가 없는 듯 물었다.
"왜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고 놀고 있는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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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가 대답했다. "오늘 몫은 넉넉히 잡아놓았으니까요."
"그러면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잡으면 되잖습니까?"
"그래서 뭐 하게요?"
"그러면 돈을 더 벌 수 있지 않습니까? 그 돈으로 지금 당신의 배보다 더 좋은 배도 살 수 있고, 그러면 고기가 많은 깊은
바다까지 나가 그물질을 해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지요. 그 돈으로 더 좋은 그물을 사고 더 많은 배를 거느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당신도 나처럼 커다란 부자가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자 어부가 되물었다. "그러고 난 후에는 무엇을 하죠?"
"편안히 당신의 삶을 즐길 수 있는 것이지요."
어부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예전에 어디선가 들었던 내용인데 기억에 남아 오래 가지고 있었다. 이 이야기를 읽고 저마다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지만 내가 볼 때 이 짧은 이야기의 교훈은 "시간과 공간" 이다.
시간은 그냥 흘러가는 그런 기계적인 것이 아니다.
내 움직임의 속도에 의해서 빨리 가기도 하고 느리게 가기도 한다. 오늘 하루 바쁘게 움직였다면 당연히 시간은 빨리 갈 것이고, 아무일도 하지 않고 게으름을 피웠다면 천천히 갔을 것이다.
따라서 게으름을 피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한 공간에 가만히 있게 되면 시간은 잃지만.. 대신 공간을 얻을 수 있다. 내가 깔고 앉아 있는 지금 이 공간과 내 자신, 바로 그 두 공간을 얻을 수 있다.
시간보다 공간을 중시하는 내게 "시간을 금(金) 처럼 쓰라"고 하는 말은 별로 동의해주고 싶지 않다. 그건 바쁜 산업사회에서 생산량을 하나라도 더 늘리기 위해 위정자들이 만들어낸 대중 선도 구호거나 현학적인 말에 불과하다. 차라리 "공간을 금(金) 처럼 쓰라"는 말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내가
오늘 뭔가에 바쁘고 빠르게 움직였다면 시간은 얻을 수 있지만 대신 공간을 잃는다.
그것은 마치 말을 타고 달리면서 산을 바라보는 '주마간산(走馬看山)'의
사자성어 처럼 인생의 많은 공간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어쩌면 시간을 내서 돈을 버는 이유도 그 돈으로 좀 더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아침 일찍 일어나 졸린눈을 비벼가며 억지로 회사에 출근하는 것도 어쩌면 시간이라는 걸 할애 해 공간이라는 걸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작 중요한 공간을 버림으로써 시간을 얻고자 한다. 더 많은 시간속에 놓이고 싶어하고, 시간을 쪼개 나누고 분해 하면서 어느새 시간의 노예가 되버린다. 그래서 늘 숨차게 움직여야 하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며, 시간과 공간 모두를 잃어버리고 뒤 떨어진 스스로를 질책한다.
피시방에서 밤새 죽치고 온라인 겜이나 하면서 하루 종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대부분 한심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그 사람들은 시간 대신 공간을 택한 것이다. 오히려 시간에 저당 잡혀 하루 하루를 사는 것보다 현명한 인생이고 적절한 선택이다. 적어도 그 공간을 가졌고, 어떤 형태로든 즐기고 있으니까.
현재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해 할 필요가 전혀 없다. 누구에게나 시간과 공간은 유한하고 가만히 있는 것도 뭔가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의 비중을 두는 사람들은 내일 걱정은 오늘 하라고 하지만, 공간에 비중을 두는 사람들에게 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 하면 되는 것이다.
공간을 가치 있게 활용하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 삶에 시간만 유한한게 아니다. 공간도 유한하다. 시간은 내가 그걸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길이나 모양이 달라지는 쇠붙이와도 비슷하다. 절대 째깍 째깍 똑깍 똑깍 반복적으로 우리 바깥에서 흘러가는 그런 것이 아니다. 시간이란 결국 내 공간 안에 있는 것일 뿐 시간이 공간의 상위개념을 차지 하지 않는다.
우리 인생은 어쩌면 시간과 공간의 문제다. 시간과 공간의 밀월 관계! 어쩌면... 그래서 그렇게 중요한 건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시간보다 공간을 먼저 가치있게 이해하고 시간을 다스리는게 순서가 아닌가 싶다.
Posted by mep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