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의 무대 에서 단연 감동적이었던.. 그 코너에서 엄마와 아들이 상봉하던 순간에 흐르던..
그 음악도 압권이었지만 무엇보다 재밌었던 것은.. 무대위로 뛰쳐나온 장병들이 차렷자세로..
"뒤에 계신 어머님은 우리 어머님이 틀림없습니다!!" 를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이 외쳐대던 장면이 아닐런지...
물론 방송의 재미를 위해 사전에 짜고 준비한 장병도 있을테고, 더러 평소에도 엄마 목소리를 구분 못하는 사오정 일병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세월지나 생각해 보니 그 문장이 담고있는 의미가 상당히 큰것 같다..
나 역시 군대에서 박박 기다가 어느 오후에 열 맞춰 앉아 있으면 저 멀리서 들리는 목소리가 죄다 우리엄마 목소리 처럼 들렸다..
황지우는 시에서..
"너를 기다리는 동안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이
죄다 너로 보인다고 했다."
좀 웃기는 비유일지 모르나, 군대 가 있으면 모든 여자가 내 애인같고 모든 아줌마가 엄마 같다..
8월 막바지 무더운 비가 아주 많이 오던 날 혼자 비 오는 길을 걸어 군대에 갔다.. 영화속 한 장면처럼 딱 한줄 걸으며 내놓은 발자욱이 연병장을 지나 이차선 국도로 이어지던 풍경..
첫 휴가를 나와 짜장면이 너무 먹고 싶었던 나는..버스터미널에서 미어터지게 먹어치운 짜장면 곱배기를 그날 밤 고향집 마당에서 꾸역꾸역 토해내고 있는데...어무니는 어둠속에서 막내 아들이 우는것처럼 엎드려 꺽꺽 거리던 그 등짝을 지금도 잊을수 없다고 하신다..
지금은 나온 배보다 작아진 예비군복을 탓하는 아자씨(?)가 되버렸지만..이따금 머리를 깎고 들어온 날이면 치켜깎은 뒷통수에서 기껏 스물하나 였던 그때가 스치듯 떠오른다고 어무니는 눈물을 훔치신다..
한 남자가 군대를 감으로 인해 그 남자의 부모는 군대간 아들을 둔 부모가 되어 날씨걱정, 정치걱정, 세계정세에까지 민감해져야 하고.. 남자의 누이들 역시 세상 모든 군인들이 내 동생, 오빠같아서 애틋한 눈빛을 보낼수 밖에 없다.. 친구 누나의 말처럼 군인들을 보면 애틋한 마음이 먼저 들어 기차 에서 옆칸에라도 타면 음료수라도 사주고 싶다고 한다..
사실 아들이 전방에 가 있으면 가족들은 공익정도는 서는 셈이고.. 마찬가지로 아내가 애를 낳으면 남편 역시 출산에 준하는 마음고생을 하더라.. 군가산점제도가 가지고 있는 제도적 형평성이 위헌이고 아니고는 사실 중요한것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서 남자로 태어난 것에 대해 우리는 좀더 숙연하게 생각해 봐야 하고, 마찬가지로 한국사회에서 여자로 태어난 것에 대해서도 숙연해 져야 하지
않을지..
뒤에 계신 엄마와 앞에 앉은 아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사실 싸울거리도 없다..엄마눈엔 아마 모든 군인들이 다 내자식 같을 것이고 군인들 눈엔 저 뒤에서 거꾸정하게 앉아있는 늙은 할머니가 우리 엄마인양 느껴질거다..
어쨌든 이 와중에도 입영열차는 떠나가고 아기들은 끊임없이 태어난다..
"쿱미디어 - 암탉이 울면 사이트가 망하는 이유는.." 같은 이런 말도 안되는 글 쓸 시간에 위문 편지나 헌번 더 쓰고, 애 기저귀나 한번 더 갈아주자..
덧,
이 글은 예전에 써놨던 글인데 쿱미디어의 암탉이 어쩌고 저쩌고 시부렁 콩콩
글에 몇개의 얼음만 동동 띄워 리필 한것임.